훈련소 2011.10.12 07:30 리스트로

[훈련백과사전] 식은 죽 먹기, 비상소집훈련-혼비백산

Posted by 공군 공감

혼비백산(魂飛魄散)
 공키피디아 - 입대장병 훈련백과 






<혼비백산(魂飛魄散) : 넋이 날아가고 넋이 흩어지다라는 뜻으로, 몹시 놀라 어찌할 바를 모름. >





 훈련병들은 대체로 신병생활관 복도에 있는 '훈련 일정표'를 통해 그날그날의 스케줄을 확인 할 수 있다. 물론 아주 특별한 경우가 아닌 이상 일정표 대로 훈련이 차질없이 진행되곤 한다.
 하지만, 특이하게도 훈련병들에게 일정이 공개되지 않는 미지(?)의 훈련이 있다고 한다. 언제 시작될 지 몰라서 항상 조마조마한 바로 그 훈련! 지금부터 '비상소집 훈련'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자.





비상소집훈련

 

비상소집이다! 달려라 달려...

이름에서부터 풍기는 느낌 그대로, '비상'상황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도록 받게되는 훈련이다. 의례적으로 입대 4주차 중에 실시하지만 해당 기수의 교육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변경될 수 있다.
 주로 [ 비상소집알림 - 등화관제<주1> - 집합 - 군장류 점검<주2> - 정신교육 - 상황종료 ]순으로 실시하는 것이 비상소집 훈련의 교과서적인 모범답안이다. 이 모든 것들을 하기 위한 집합소요시간은 전투복 완전복장일 경우 5분, 단독군장일 경우 10분, 완전군장일 경우 20분 이다.
 훈련시기를 병사들에게 미리 알려주지 않는 이유는, 이렇듯 비상상황이 발생할 경우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향상시키는데에 훈련의 목표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낮에 할 지, 밤에 할 지 (혹은 새벽에 할지는) 병사들에게 미리 알려주지 않는다.


... 하지만...?! 






'복선'을 깨닫는 것도 능력 

  훈련병들의 이론학과 수업이 예정보다 일찍 끝나면, 잠시 남는 짬을 이용해 학과 교관님과의 '무엇이든 물어보세요'시간이 시작된다. 훈련단과 관련된 여러가지 질문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바로 그 것!
 그 중 유난히 점수관리(!?)에 신경을 쓰는 병사는 어디서 들었는지는 이런 질문을 던지는데....

"비상훈련이라는게 있다고 들었는데 그것은 언제 하는 건가요?"

 이에 돌아오는 답은 당연히...

다 알려주면 그게 비상훈련이냐? <주3>

 하지만 훈련단에서의 기억을 다시 떠올려보면, 무조건 - 아무런 준비 없이 실시하는 훈련은 아니었다. 분명 소대장님의 예고발언(!)이 있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으로 말을 흘리시곤 했다. "너희들은 이제 군인의 신분이다. 항상 긴장을 풀지 말고 전쟁에 준비해야 한다. 전쟁은 언제 발발할 지 모른다. 우리나라는 정전국가가 아니라 휴전국가다. 그러므로 언제든지 전쟁이 날 때를 대비해야 한다......"
 소대장님이 유난히 이런 말을 반복하신다면? 혹은 예전보다 '비상상황'을 강조하는 발언을 하신다면? 비상훈련이 임박했음을 알아차릴 수 있는 센스가 당신에게 필요하다!


 어느덧 저녁 식사 후 돌아온 생활관. 고단했던 하루를 정리하며 동기들과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고단함에 약간 풀어져 있었던 바로 그 순간이었다. 갑자기 엄청난 크기의 비상사이렌 소리가 귓전에 울려퍼지면서 분대장의 전달<주4>이 나온다.


전달. 전달. 지금부터 비상소집 훈련을 실시한다. 
전 훈련병들은 앞으로 10분 이내에 단독군장 상태로 신속히 집합할 것. 이상 전달 끝.




비상소집훈련도 시험을 본다?

 아, 드디어 터질게 터졌구나.

비상소집훈련을 알리는 벨이 울렸다!

 며칠 전부터 이상하다 싶을 정도로 분대장과 소대장님이 단독군장의 중요성에 대해 설파하고 있었다. 상의 왼쪽 주머니에는 어떤 물건이 들어가야 하며, 수통에 물은 얼만큼 채워져 있어야 하며...등등. 이렇게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은 준비과정이건만, 비상상황을 알리는 벨이 필자의 고막 속으로 들어오자 그와 동시에 머릿속은 - 마치 부트 드라이브가 삭제되어 켜지지 않는 컴퓨터의 부팅화면 마냥 순간적으로 아득해졌다.
 이윽고 주변에서 바리바리 군장싸는 소리에 정신을 차린 필자. 이에 질세라 부랴부랴 단독군장을 싸고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뛰쳐 나갔다. (다행히도 호실에서 맨 마지막으로 나온 훈련병이 아니라서 등화관제는 남은 누군가가 꼭 해 줄 거라 믿고 있었다. 믿었다. 암.) 운이 좋게도 수통 안에 물이 반 쯤 가량 남아있던 필자는, 조금이라도 빨리 수통에 물을 채워 나가려는 정수기 앞 수많은 인파(!)들을 헤집고 무사히 신병생활관 앞 잔디밭에 도착할 수 있었다.

 "나는 무사히 준비되어 나왔으니 훈련 대 성공~!" ... 이라고 자축하기도 잠시. 인원이 어느정도 집합하자 훈련병들을 넓게 넓게 퍼뜨려서 줄을 세우는 분대장들. 그리고는 지금부터 제대로 준비를 해서 나왔는지를 '평가' 하겠다고 한다.
 그렇다. 비상소집훈련도 평가대상이었다.
 복장은 삼선일치<주5>를 제대로 맞췄는가, 혹시나 주머니가 안 채워진 부분이 있는가, 심지어 이름표 손바로크<주6>를 제대로 했는지 까지 세세하게 검사를 한다. 그리고 이에 부합하지 않은 훈련병은 제자리에 앉도록 했다.

 조금씩 평가항목이 하체쪽으로 내려오기(?) 시작했다. 벨트는 잘 맸는지, 수통에 물은 2/3 이상 남아 있는지, 탄띠가 허리사이즈에 맞게 조절되어 있는지..... 10분이라는 촉박한 시간이었지만 용케도 밴딩까지 잘 접어 맸던 필자. 하지만 전투화 끈은 미처 깔끔하게 정리하지 못하고 대충 전투화 안으로 쑤셔 넣어뒀었던게 화근이었다. 치밀하게 디테일한 성격의 소대장님들은 필자의 이 작은(?) 실수마저도 예리하게 잡아내셨고, 끝내 평가의 끄트머리 문턱에서 '훈련병! 제자리 앉아!'의 고배를 마셔야만 했다.

 그리고 끝까지 서 있었던 병사들은 엄청난 가점이 함께했다는 소문이...!!



 

훈련병들 사이에서 극과 극의 평가를 받는 훈련이 있습니다.
체력적으로 너무 벅차기도 하지만, 한 편으로는 재밌을 수도 있다는 평가를 받는 바로 그 훈련!
공키피디아 다음 화 " 검질기다 " 편도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주1> 전등을 끄고 전기플러그를 뽑는 것. 퇴실 시 침상 위 정리정돈을 확실하게 하는 것 등.

<주2> 복장을 먼저 갈아입은 뒤(환복換服한 뒤) 배낭을 싸는 것이 정석. <주1, 2>는 모두 병영생활 지침서에서 발췌.

<주3> 맞는 말이다.

<주4> 간단히 이야기하자면 공지사항을 알리는 방송(?) 정도로 설명할 수 있겠다. 전파사항 공지.

<주5> 상의의 앞단, 하의의 지퍼단, 그리고 벨트의 끝단을 일자로 맞춰야 하는 군복입기의 정석!?

<주6> 손으로 오버로크(옷감의 가장자리를 꿰메는 것) 하는 일을 뜻하는 군대 은어. 오늘 전문용어(?) 참 많이 나온다.
 




저작자 표시
신고
  1. 너돌양

    대한민국 공군 파이팅입니다!

    2011.10.12 07:36 신고
  2. 티거

    이상하게 저는 기훈단에서 비상소집훈련을 받은 기억이 없네요..ㅋㅋ

    다음주는 대체 뭐가그리 끈질기길래 제목이 그리 붙었는지 기대가 됩니다^_^

    2011.10.12 08:41 신고
  3. 연리지

    까마득하게 지나간 옛시절이 그리워집니다.
    추억에잠겨 머물다갑니다.

    2011.10.12 09:11 신고
  4. *저녁노을*

    멋진 공군입니다.

    잘 보고가요

    2011.10.12 09:44 신고
  5. 카라의 꽃말

    멋진 공군의 모습이네요~
    즐거운 하루 되시구요~ 아자아자~ 파이팅~

    2011.10.12 09:55 신고
  6. 하늘엔별

    정말 혼비백산할 만하죠. ㅎㅎㅎ

    2011.10.12 10:17 신고
  7. 한량이

    비상 걸리는것.. 이거 정말 긴장감 넘치죠.. 이등병때는 무슨일을 하는지도 모르겠고 병장들은 비상걸려도 여유만만히 다 처리하고.. 옛날 생각 납니다.

    2011.10.12 11:54 신고
  8. 라이너스™

    멋진 공군입니다.^^
    잘보고갑니다~

    2011.10.12 12:32 신고
  9. 산위의 풍경

    지금 제 조카도 공군으로 근무중입니다.
    내년이면 제아들도....
    국방의 의무로 수고하는 장병들에게 화이팅 !!

    2011.10.12 12:52 신고
  10. 즐겁게 보고 갑니다.
    행복한날 되세요. ^^

    2011.10.12 14:22 신고
  11. 와이군

    맨 위에 사진 셔터스피드보다 빠르네요 ㅋㅋㅋ
    잘 봤습니다~~

    2011.10.12 17:00 신고
  12. 빛이드는창

    비상사이렌이 울리는 순간 정말 머리가 새하얗게 되고 다급함이 몰려오겠네요^^;

    2011.10.12 17:07 신고
  13. 굄돌

    집합!
    제가 여군이 되었으면 참 잘 살았겠지 싶은데...
    그 집합 소리 열 번만 들으면
    짜증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해요.
    결론은 잘 살기 어려웠을 거라는 말씀 같기도 하고...ㅎㅎ

    2011.10.12 17:15 신고
  14. hemp string

    비상 걸리는것.. 이거 정말 긴장감 넘치죠.. 이등병때는 무슨일을 하는지도 모르겠고 병장들은 비상걸려도 여유만만히 다 처리하고.. 옛날 생각 납니다

    2011.10.12 20:50 신고
  15. 바닐라로맨스

    ㅋ ㅑ ~ 군대때 생각이 물씬~ 납니다~

    2011.10.13 01:11 신고
  16. my web

    다른 모든 정보를 웹 사이트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2014.01.10 21:43 신고
  17. 658

    다 털려고 하는거 아니겠습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14.08.11 22:1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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